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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정인이 사망' 사건 양모 징역 35년 확정… 검찰 '양형부당' 상고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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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모씨가 징역 35년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장씨에게 2심이 선고한 징역 35년의 형량이 너무 적다며 양형부당을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이 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8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 대해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 유죄를 인정,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장씨의 학대 행위를 방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부 안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도 확정했다.


재판부는 장씨와 관련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죄의 고의, 아동복지법 제17조에서 정한 ‘정서적 학대행위’와 ‘유기·방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안씨와 관련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죄에서 유기·방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상고 기각의 이유를 밝혔다.


양모 장씨는 2020년 6∼10월 입양한 딸 정인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같은 대학교 재학 중에 만난 장씨와 안씨는 6년간 연애 끝에 2013년 5월 결혼했지만 장씨가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출산을 희망하지 않아 약 4년 동안 자녀가 없이 혼인생활을 이어가다가 2017년 4월 첫 딸을 낳았다.


장씨는 출산 이후 극심한 산후 통증을 겪었고 자신의 몸매가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둘째 자녀의 출산을 원하지 않았지만, 평소 남편과 자녀가 2명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공유해 왔고, 첫째 달이 자매인 동생을 희먕해 여자 아이를 입양하기로 마음 먹었다.


두 사람은 2018년 6월 중순 입양 기관을 찾아가 상담을 마친 뒤 같은 해 7월 13이 입양신청서를 접수했고, 이듬해 6월 예비입양부모 교육을 마쳤다.


2019년 8월 서울가정법원에 입양특례법상 입양허가 신청을 해 2020년 1월 10일 입양허가 결정을 받았고, 2020년 1월 17일경부터 정인양과 동거를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2월 3일 서울가정법원의 입양허가 결정 확정으로 정인양의 부모가 되어 정인양을 양육하게 됐다.


장씨 부부는 친딸(당시 3세)의 성장과정에서 정서적 유대관계를 길러주기 위해 터울이 적은 여자 아이를 입양하기로 마음 먹고 정인양을 입양했지만, 나이어린 두 딸을 양육하게 된 장씨는 정인양이 울고 보채거나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양육 스트레스를 받았고 학대 행위로 이어졌다.


2020년 3월 말경부터 정인양의 이마, 볼, 목, 허벅지, 배 등 몸 여러 곳에 빈번하게 멍 등의 상처가 발견돼 이를 수상하게 여긴 어린이집 원장이 2020년 5월경 아동학대 신고를 했고, 같은해 7월과 9월 주변 사람들이 장씨의 학대를 의심해 아동학대 신고를 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장씨는 정인양을 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양육하면서 점점 짜증과 분노가 커져가 폭행 등 학대의 정도가 심해졌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장씨는 정인양이 사망한 2020년 10월 13일 오전 9시부터 10시15분 사이 자신의 집에서 지속적인 학대로 몸 상태가 극도로 나빠진 생후 16개월 정인양(키 79㎝, 몸무게 9.5㎏)이 밥을 먹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격분해 정인양의 양팔을 강하게 잡아 흔드는 등 폭행해 정인양의 좌측 팔꿈치가 탈구되게 하고, 정인양의 복부를 손으로 수회 때려 바닥에 넘어뜨린 다음, 계속 정인양의 복부를 강하게 밟는 등 강한 둔력을 가해 정인양의 췌장이 절단되고 장간막이 파열되게 했다.


같은 날 오후 정인양의 상태가 위험함을 인식한 장씨는 정인양을 택시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수차례 호흡이 중단되는 등 삶과 죽음을 오가던 정인양은 오후 6시40분경 췌장 절단 및 장간막 파열로 발생한 600ml 상당의 복강 내 출혈 및 광범위한 후복막강 출혈 등 복부 손상으로 사망했다.


앞서 1심은 장씨에게 살인 혐의와 아동학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안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장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검찰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 역시 "피해자에게 치명적 손상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살인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공소사실 중 '발로 정인이의 복부를 강하게 밟았다'는 부분에 '주먹이나 손 등으로 강하게 때렸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허가했다.


그리고 2심 역시 "피고인의 범행 방법은 ‘신체를 이용한 강한 둔력의 행사’이나, 그에서 더 나아가 ‘손 또는 주먹으로 강하게 치는 것’과 ‘발로 강하게 밟는 것’ 2가지 방법 중 무엇인지까지는 확정할 수 없다"면서도 '살인죄에 있어 범행의 방법은 이를 구체적으로 명확히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개괄적으로 설시하여도 무방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이 법원은 피고인의 범행 방법에 대해 위 2가지 방법 중 하나라는 의미에서 아래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손 또는 주먹으로 강하게 때리거나 발로 강하게 밟는 등 강한 둔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개괄적으로 인정하기로 한다"며 장씨의 살인행위가 있었다고 봤다.


다만 2심은 장씨의 범행이 우발적 범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장씨가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정인양을 병원으로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는 등 정인양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적극적으로 의욕하거나 희망했다고 추단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형량을 무기징역에서 징역 35년으로 낮췄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중대성, 잔혹성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죄책은 매우 무겁다.
이에 더하여 아동에 대한 학대 및 살인 범행을 엄중히 처벌하여 동종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고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중한 형으로 처벌하여야 함은 물론이다"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다만 무기징역형은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켜 그의 자유를 박탈하는 종신자유형으로서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이다"라며 "따라서 무기징역형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형법 제51조가 규정하는 사항을 중심으로 피고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 정도, 성장 과정, 가족관계, 범죄전력,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 계획의 유무와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범행 후 피고인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 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충분히 조사하여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형의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고, 이러한 사정이 있는지는 형사사법의 대원칙인 죄형균형의 원칙, 책임주의의 원칙 등을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정인양을 방치하는 등 학대하고 장씨의 학대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씨는 1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안씨가 정인양을 자신의 무릎에 앉힌 뒤 양손으로 정인양의 양팔을 꽉 잡고 정인양이 빠르고 강하게 손뼈을 치게 해 고통을 느낀 정인양이 울음을 터뜨렸음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피해자의 팔을 잡아 강하게 손뼉을 치게 했다는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안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안씨에게 정서적 학대행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항소심 역시 아동복지법상 방임 등 혐의 유죄를 인정, 안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2심의 판단에 모두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한편 이번 대법원 재판에서는 2심에서 징역 35년이 선고된 사건에서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앞서 검찰은 1심과 2심 결심공판에서 장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4호 후단이 정한 양형부당의 상고이유는 해석상 10년 이상의 징역형 등의 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검사는 원심의 양형이 가볍다는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를 제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존 대법원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383조(상고이유)는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할 수 있다'며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는 때(1호) ▲판결후 형의 폐지나 변경 또는 사면이 있는 때(2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3호)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4호) 등 4가지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종래 대법원은 4호 후단(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을 해석함에 있어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주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한편 '정인이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국회는 지난해 초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했다.


개정법에는 아동학대범죄의 법정형을 높여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동학대범죄 신고가 있을 때 지방자치단체나 수사기관이 즉시 조사나 수사에 착수할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이 추가됐다.


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나 공무원이 신고된 현장 외의 장소를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과 아동학대 사건을 조사할 때 경찰이나 공무원이 신고자나 목격자, 피해아동과 아동학대행위자를 분리해 조사하도록 하는 조항 등이 신설됐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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